살면서 겪을 수 있는 가장 극심한 고통 중 하나인 '요로결석(Urinary Stone)'. 오늘은 이 질환의 본질적인 정의와 현대 의학이 이를 어떻게 찾아내고(진단), 해결하는지(치료) 그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1. 요로결석이란 무엇인가?
"흐름이 막힌 시스템의 과부하"
우리 몸의 비뇨기계(신장, 요관, 방광, 요도)는 소변이라는 액체 데이터를 배출하는 파이프라인과 같습니다. 요로결석은 소변 속에 녹아있는 물질들이 어떤 원인에 의해 과포화(Supersaturation) 상태가 되면서, 결정(Crystal)으로 뭉쳐 돌처럼 단단해지는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수도관에 석회질이 쌓여 흐름을 막는 것과 유사합니다. 결석이 신장에 가만히 있을 때는 증상이 없다가, 좁은 파이프인 '요관'으로 내려와 흐름을 막는 순간 문제가 발생합니다. 막힌 상부의 압력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신장의 피막이 팽창하고, 요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며 그 유명한 '산고에 버금가는 고통'을 유발하게 됩니다.
2. 결석의 종류와 특성: 성분 분석
요로결석이라고 다 같은 돌이 아닙니다. 결석의 성분에 따라 물리적 특성(경도, 방사선 투과성)과 생성 알고리즘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는 것은 치료 및 재발 방지 전략 수립에 필수적입니다.
1) 칼슘석 (Calcium Stones) - 가장 흔한 유형
- 비중: 전체 결석의 약 80%를 차지하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 성분: 주로 칼슘 수산염(Calcium Oxalate)이나 칼슘 인산염으로 구성됩니다.
- 특징: 밀도가 높아 X-ray 상에서 하얗게 잘 보입니다(Radiopaque).
- 원인: 나트륨 과다 섭취로 인한 칼슘 배출 증가, 수분 부족이 주원인입니다.
2) 요산석 (Uric Acid Stones) - 스텔스 결석
- 비중: 약 5~10%를 차지합니다.
- 특징: X-ray를 그대로 투과해버려 일반 엑스레이 촬영(KUB)으로는 보이지 않는(Radiolucent) '투명 인간' 같은 존재입니다. 반드시 CT나 초음파로 탐지해야 합니다.
- 원인: 퓨린 함량이 높은 육류 위주의 식습관이나 통풍 환자에게서 자주 발생하며, 소변이 산성일 때 잘 형성됩니다.
3) 스트루바이트석 (Struvite Stones) - 감염된 데이터
- 별명: 감염석 (Infection Stones)
- 특징: 요로 감염균이 생성하는 효소 반응에 의해 발생합니다. 마그네슘, 암모늄, 인산염이 뭉쳐 만들어지며, 사슴뿔 모양(녹각석)으로 신장 내부를 꽉 채울 만큼 거대하고 빠르게 자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통증보다는 발열이나 패혈증 같은 심각한 시스템 오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주요 대상: 여성에게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4) 시스틴석 (Cystine Stones) - 유전적 버그
- 비중: 1% 미만으로 매우 드뭅니다.
- 특징: 유전적인 대사 이상으로 인해 특정 아미노산(시스틴)이 소변으로 과다 배출되어 생깁니다. 돌이 매우 단단하여 일반적인 쇄석술(충격파)로는 잘 깨지지 않는 난이도 높은 결석입니다.
3. 어떻게 찾아내는가?
통증이 발생했다면, 정확한 결석의 위치와 크기, 성분을 파악하는 '탐지'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1) 전산화단층촬영 (Non-contrast CT)
현재 요로결석 진단의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입니다.
- 원리: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X-선을 투과하여 단층 이미지를 재구성합니다.
- 장점: 95%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자랑합니다. 결석의 정확한 3차원 위치, 크기, 그리고 돌의 단단함(Hounsfield Unit)까지 측정할 수 있어 이후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특히 X-ray에 보이지 않는 요산석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
- 💡Hounsfield Unit (HU)이란?
- 기준점 (Reference Point): 물(Water) = 0 HU, 공기(Air) = -1000 HU
- 결석의 경도(Hardness) 측정: 결석의 HU 수치가 높을수록 밀도가 높고 단단하다는 뜻입니다.
- 400~500 HU 이하: 비교적 무른 결석 (요산석 등) → 체외충격파(ESWL)로 쉽게 파쇄될 가능성이 높음.
- 1000 HU 이상: 매우 단단한 결석 (일부 칼슘석, 시스틴석) → 충격파로 잘 깨지지 않을 확률(Failure Rate)이 높으므로, 처음부터 요관내시경(URS)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음.
- 물리학적 관점에서 CT는 X-선이 물질을 통과할 때 얼마나 감쇠(Attenuation)되는지를 수치화한 것입니다. 이 선형 감쇠 계수를 정량화하여 픽셀값으로 변환한 단위가 바로 HU입니다.
- 💡Hounsfield Unit (HU)이란?
2) 단순 요로 촬영 (KUB X-ray)
가장 기초적인 검사입니다.
- 특징: 하얗게 보이는 결석(칼슘석)은 쉽게 발견되지만, 앞서 언급한 요산석처럼 X-선을 투과시키는 성분의 결석은 탐지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3) 초음파 검사 (Ultrasonography)
- 특징: 방사선 노출이 없어 임산부나 소아에게 안전합니다. 다만, 깊숙한 요관에 위치한 작은 결석은 장내 가스나 뼈에 가려져 탐지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4. 어떻게 치료하는가?
진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석의 크기, 위치, 단단함(HU)에 따라 최적의 알고리즘을 선택합니다.
1) 대기 요법 (Natural Expulsion)
- 대상: 결석의 크기가 4mm 이하로 작고, 통증이 통제 가능하며, 요로 감염이나 심각한 폐색이 없는 경우.
- 방법: 하루 2~3L 이상의 물을 마시고 줄넘기나 가벼운 조깅을 통해 중력과 수압으로 자연 배출을 유도합니다.
2) 체외충격파 쇄석술 (ESWL)
물리학적 원리를 이용한 가장 대중적인 비침습적 치료법입니다.
- 원리: 몸 밖에서 발생시킨 고에너지의 충격파(Shock Wave)를 렌즈로 집광하듯 결석 한 점에 집중시킵니다.
- 효과: 피부나 장기 손상 없이 결석만 잘게 부수어 소변으로 배출되게 만듭니다. 마취나 입원이 필요 없어 시술 후 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합니다. 단, HU 수치가 너무 높거나(1000 이상) 위치가 좋지 않은 경우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3) 요관내시경 수술 (URS)
- 대상: 결석이 단단하여 충격파로 잘 깨지지 않거나, 크기가 크고 하부 요관에 위치한 경우.
- 방법: 요도를 통해 가늘고 긴 내시경을 진입시켜, 레이저(Laser)로 결석을 직접 분쇄하고 바구니 모양의 기구로 조각을 꺼냅니다. 성공률이 매우 높습니다.
4) 경피적 신석 제거술 (PCNL)
- 대상: 신장에 생긴 매우 큰 결석(녹각석 등)인 경우.
- 방법: 옆구리 피부에 작은 구멍을 내고 통로를 만들어 내시경을 통해 결석을 직접 꺼냅니다.
5) 복강경 및 로봇 수술 (Laparoscopic & Robotic Surgery)
- 대상: 위의 방법들로 해결이 불가능한 '복잡계(Complex Case)'입니다. 결석이 매우 크거나, 요관 협착 등 해부학적 기형이 동반되어 기존 경로로 접근이 어려운 경우 시행합니다.
- 방법: 복부에 3~4개의 작은 구멍(Port)을 뚫고 기구를 넣어 결석을 제거합니다. 최근에는 정밀도가 높은 로봇 수술(Robotic Surgery)이 도입되어, 결석 제거와 동시에 손상된 요관을 재건하는 등 고난도 작업을 수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