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AI가 요로결석의 미세한 텍스처를 분석해 치료 성공률을 예측한다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이때 핵심이 되는 기술이 바로 '라디오믹스(Radiomics)'입니다.
오늘은 의료 영상(Radiology)과 유전체학(Genomics)의 접미사가 만나 탄생한 이 혁신적인 기술이 무엇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캐내는지, 그리고 이것이 요로결석 치료(ESWL)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물리학과 데이터 과학의 관점에서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라디오믹스란 무엇인가?
"이미지는 그림이 아니라, 데이터다."
라디오믹스는 CT, MRI, PET 등의 의료 영상 데이터에서 대량의 정량적 특징(Quantitative Features)을 추출하여, 이를 질병의 진단, 예후 예측, 치료 반응 평가 등에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영상 판독이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시각적 인지'와 '경험'에 의존하는 주관적/정성적 판단이었다면, 라디오믹스는 영상 내의 각 픽셀(Pixel)이나 복셀(Voxel)이 가진 회색조 강도(Intensity), 패턴, 모양, 질감 등을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계산해 객관적/정량적 수치로 변환하는 과정입니다.
쉽게 말해, "인간의 눈으로는 구별할 수 없는 조직 내부의 미세한 이질성(Heterogeneity)을 통계적 숫자로 번역해내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2. 작업 과정: 데이터는 어떻게 추출되는가?
라디오믹스는 단순한 이미지 처리가 아닙니다. 명확한 파이프라인을 가진 정교한 데이터 마이닝 과정입니다.
단계 1. 영상 획득 (Image Acquisition)
- CT나 MRI 장비를 통해 원본 데이터를 얻습니다.
- 물리학적 이슈: 장비 제조사(GE, Philips, Siemens 등)나 촬영 프로토콜(선량, 슬라이스 두께)에 따라 픽셀 값이 달라질 수 있어, 데이터 표준화(Normalization)가 필수적입니다.
단계 2. 관심 영역 분할 (Segmentation / ROI Definition)
- 가장 중요한 전처리 단계입니다. 분석하고자 하는 타겟(예: 신장 결석, 종양)을 배경과 분리하여 관심 영역(ROI, Region of Interest)으로 지정합니다.
- 과거에는 사람이 손으로 그렸지만, 최근에는 U-Net 같은 딥러닝 모델이 자동으로 분할(Auto-segmentation)을 수행합니다.
단계 3. 특징 추출 (Feature Extraction) - 핵심 단계
ROI 내의 복셀 데이터들을 수학적 알고리즘을 통해 수백~수천 개의 수치 데이터로 변환합니다. 이는 원본 이미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필터를 적용한 파생 이미지에서도 특징을 뽑아내기 때문입니다.
- 형상 특징 (Shape-based Features):
- 타겟의 2D/3D 기하학적 특성을 수치화합니다.
- 예시: 부피(Volume), 표면적(Surface Area), 구형도(Sphericity), 조밀도(Compactness), 최대 직경 등. (결석이 둥근지 길쭉한지, 표면이 매끄러운지 울퉁불퉁한지 정량화)
- 1차 통계 특징 (First-order Statistics):
- 공간적 위치 정보는 무시하고, ROI 내 복셀들의 밝기(Intensity) 값 분포(히스토그램)만 분석합니다.
- 예시: 평균(Mean), 분산(Variance), 왜도(Skewness), 첨도(Kurtosis), 에너지(Energy), 엔트로피(Entropy) 등.
- 텍스처 특징 (Texture Features / Higher-order Statistics):
- 라디오믹스의 꽃이라 불리는 단계로, 픽셀 간의 상대적인 공간 관계를 행렬(Matrix)로 계산하여 패턴을 읽어냅니다.
- GLCM (Gray Level Co-occurrence Matrix): "밝기 $i$인 픽셀 바로 옆에 밝기 $j$인 픽셀이 올 확률"을 행렬로 만들어, 대비(Contrast), 상관관계(Correlation), 균질성(Homogeneity) 등을 추출합니다.
- GLRLM (Gray Level Run Length Matrix): 같은 밝기의 픽셀이 연속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분석해 거칠기(Coarseness) 등을 파악합니다.
- 필터 기반 특징 (Filter-based Features) - 데이터 폭증의 원인:
- 원본 이미지에 웨이브릿(Wavelet), 라플라시안 오브 가우시안(LoG) 등의 필터를 적용하여, 특정 주파수 대역이나 엣지(Edge) 성분만 강조된 새로운 파생 이미지들을 만듭니다.
- 이 수십 개의 파생 이미지 각각에 대해 다시 위의 1, 2, 3번 특징들을 추출합니다. 이 조합(Combination) 과정을 거치면 특징의 개수가 순식간에 수천 개로 늘어납니다.
단계 4. 특징 선택 및 모델링 (Selection & Analysis)
- 추출된 수천 개의 특징 중 유의미한 것만 남기는 차원 축소(PCA, LASSO 등) 과정을 거칩니다.
- 최종적으로 머신러닝(Random Forest, XGBoost 등) 모델에 입력하여 "성공 vs 실패", "양성 vs 악성"을 분류합니다.
3. 요로결석(ESWL)과 라디오믹스의 만남
그렇다면 이 기술이 체외충격파 쇄석술(ESWL) 성공률 예측에 어떻게 적용될까요?
1)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을 찾는다 (Entropy & Homogeneity)
일반 CT 영상에서 결석은 그냥 하얀 덩어리로 보입니다. 하지만 라디오믹스 분석을 수행하면 결석 내부의 엔트로피(Entropy) 값을 알 수 있습니다.
- 엔트로피가 높다 = 내부 구조가 무질서하고 불균질하다 = 미세한 균열이 많아 충격파에 잘 깨진다.
- 엔트로피가 낮다 = 내부가 매우 균일하고 치밀하다 = 충격파에 강하게 저항하여 잘 깨지지 않는다.
2) 3차원 형상 정보의 활용 (Sphericity)
단순히 "지름 1cm"가 아니라, 결석이 얼마나 완벽한 구(Sphere)에 가까운지를 수치화합니다.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불규칙한 결석이 매끄러운 구형 결석보다 충격파 에너지를 받았을 때 응력 집중이 잘 일어나 더 잘 파괴될 수 있음을 예측합니다.
3) 치료 의사결정 지원 (CDSS)
결국 라디오믹스는 의사에게 다음과 같은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이 환자의 결석은 눈으로 보기엔 작아 보이지만, 라디오믹스 분석 결과 내부 밀도가 매우 치밀(Low Entropy)하여 ESWL 실패 확률이 80%입니다. 수술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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